스토킹 무혐의, 고소당했는데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는?
스토킹 신고를 받았다고 해서, 곧바로 혐의가 인정되는 건 아닙니다.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 자체보다, 그 연락이 상대방 의사에 반해 지속적으로 이어졌는지가 판단의 축이거든요.
같은 상황이라도 누가 먼저 연락했는지, 언제 거절 의사가 나왔는지에 따라 결론은 전혀 달라집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사건도 그런 경우입니다.
경찰은 스토킹 혐의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는데요.
그 이유를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의뢰인은 이 글에서 I씨로, 상대방은 J씨로 부르며, 보호를 위해 세부 정황은 각색했다는 점 먼저 말씀드립니다.
1. 스토킹 범죄가 성립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스토킹 무혐의를 이해하려면, 먼저 스토킹 범죄가 뭘 요구하는지부터 봐야 합니다.
단순히 연락을 반복했다는 사실만으로 성립하는 게 아니거든요.
상대방 의사에 반해서, 그리고 지속적이거나 반복적으로 접근하거나 연락한 행위여야 스토킹 범죄로 인정됩니다.
연락 횟수가 아무리 많아도, 이 요건을 채우지 못하면 스토킹 무혐의로 정리되는 경우가 있는데요.
I씨의 사건에서도 결국 이 지점에서 쟁점이 갈렸습니다.
2. 상대방이 먼저 연락한 경우는 어떻게 평가되나
연락이 일방적이었는지 아닌지는, 스토킹 무혐의 판단에서 꽤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I씨와 J씨는 원래 연인 관계였고, 헤어진 뒤에도 서로 연락이 오갔는데요.
수사기관은 I씨가 J씨에게 연락한 사실은 확인했지만, 그 흐름을 그대로 일방적 접근으로 보지는 않았습니다.
J씨 쪽에서도 여러 차례 먼저 전화를 걸거나 화해를 시도한 정황이 자료로 확인됐거든요.
그 점이 꽤 결정적이었습니다.
한쪽만 계속 매달린 상황이었다면 이야기가 다르게 흘러갔을 텐데, 이 사건은 그렇지 않았던 거죠.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쌍방이 연락을 주고받은 정황을, 스토킹 범죄의 일방성 요건과 나란히 놓고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사건도 그렇게 스토킹 무혐의 쪽으로 무게가 기울었는데요.
이런 정황은 문자나 통화 기록처럼 객관적인 자료로 정리해두시는 게 좋습니다.
3. 거절 의사의 시점이 확인되지 않으면
거절 의사가 언제 나왔는지도 스토킹 무혐의 여부를 가르는 핵심 쟁점입니다.
J씨는 특정 시점에 명확히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진술했는데요.
그런데 그 시점의 통화 기록을 확인해보니, 진술과 실제 정황이 딱 들어맞지 않았습니다.
J씨가 거절했다고 말한 그 시점에는 부재중 전화만 있었고, 실제 통화는 그 이전에 이뤄졌다는 정리가 나왔거든요.
이 지점,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거절 의사의 시점과 그 이후 연락 사이의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으면, 반복성 판단 자체가 흔들립니다.
이 부분이 애매하게 남으면서, I씨 사건에서도 혐의를 확정 짓기 어렵다는 쪽으로 무게가 실렸는데요.
결국 이 지점 하나가, 스토킹 무혐의라는 결론에 힘을 실었습니다.
말보다 기록이 앞선 셈이죠.
같은 이유로, 거절 의사를 밝히셨다면 그 시점을 문자나 통화 기록으로 남겨두시는 편이 나중에 큰 도움이 됩니다.
4. 잠정조치 이후의 연락은 어떻게 판단되나
“잠정조치를 받은 뒤에 연락하면 무조건 위반일까요?”
다들 여기를 가장 궁금해하시더라고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스토킹 무혐의로 가는 길이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습니다.
다른 사건에서 나온 판단이지만, 참고할 만한 사례가 있는데요.
교제하며 동거해온 사이였던 두 사람에게 잠정조치가 내려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서로 화해하고 다시 만나기 시작한 사건이었습니다.
그 무렵 상대방은 잠정조치의 원인이 된 고소를 취소하겠다는 뜻까지 밝혔고요.
다르게 보면 이렇습니다.
법원은 이런 정황이라면, 당사자로서는 잠정조치가 더는 유효하지 않다고 인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I씨 사건도 이 판단과 비슷한 구조였는데요.
잠정조치 이후 J씨가 먼저 연락을 요청한 정황이 자료로 확인됐고, 그 상태에서 한 번의 기회에 연락이 있었던 건데요.
이걸 두고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스토킹 행위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 나왔습니다.
핵심은 경위입니다.
잠정조치가 내려졌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위반이 확정되는 게 아니라, 그 이후 연락이 어떤 경위로 이뤄졌는지가 함께 따져진다는 뜻이죠.
이 경위를 제대로 소명하지 못하면, 스토킹 무혐의는커녕 반대 결론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5. 이 사건에서 혐의없음 결정이 나온 이유
정리하면, 이 사건은 세 가지 지점에서 스토킹 범죄의 구성요건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연락이 일방적이지 않았다는 점, 거절 의사 시점이 명확하지 않았다는 점, 잠정조치 이후 연락도 상대방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는 점입니다.
판단은 그렇게 갈렸죠.
그 결과 스토킹 혐의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 혐의없음 결정이 내려졌는데요.
이 사건이 보여주는 건, 연락 횟수나 잠정조치 여부만으로 스토킹 무혐의를 단정할 수도, 반대로 유죄를 단정할 수도 없다는 점입니다.
스토킹 무혐의 사건은 대체로 이렇게, 여러 조각이 함께 맞아야 결론이 납니다.
물론 이 결과가 모든 스토킹 사건에 그대로 적용되는 건 아닌데요.
다만 원칙은 있습니다.
거절 의사의 명확성과 연락의 경위에 따라 결론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죠.
지금 비슷한 상황이시라면, 연락 횟수보다 그 연락이 오간 전체 맥락부터 정리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FAQ
Q1. 연락 횟수가 많으면 무조건 스토킹인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횟수보다 상대방 의사에 반한 지속적·반복적 접근인지가 핵심입니다.
Q2. 상대방이 먼저 연락한 경우에도 처벌되나요?
A. 쌍방이 연락을 주고받은 정황은 일방적 접근이 아니라는 판단에 참작될 수 있습니다.
Q3. 잠정조치를 받으면 이미 혐의가 인정된 건가요?
A. 아닙니다. 잠정조치는 유죄 판단이 아니라 피해자 보호를 위한 임시 조치입니다.
Q4. 잠정조치 기간에 연락했는데 상대방이 먼저 요청한 경우는요?
A. 사안에 따라 다릅니다. 상대방 요청에 따른 한 번의 연락이라면 반복 행위로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