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잠정조치 해제, 억울하게 고소를 당했다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
"진짜 아무것도 안 했는데, 스토킹 가해자가 돼버렸어요."
억울함을 호소하시는 분들, 생각보다 많습니다.
특히 사소한 오해에서 시작된 일이 잠정조치까지 이어지면, 당장 생활 자체가 흔들리게 됩니다.
집을 떠나야 하거나 생계 활동에 지장이 생기는 경우도 있고요.
오늘은 편의점에서의 오해로 시작된 스토킹 고소가 잠정조치로까지 이어졌지만, 항고를 통해 원심결정이 파기된 사건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1. 편의점 사진 촬영, 오해의 시작
이 사건은 정말 사소한 오해에서 출발했습니다.
의뢰인은 자주 가던 편의점 문에 붙어 있던 1+1 할인행사 문구를 사진으로 찍었는데요.
그런데 며칠 뒤 다시 방문했을 때, 아르바이트생이던 상대방이 "사진 저 찍었죠"라며 문제를 제기했죠.
의뢰인은 그쪽을 찍지 않았다며 휴대폰을 보여드리겠다고 했지만, 상대방은 신고하겠다며 빨리 계산하고 나가라는 식으로 대응했습니다.
결국 의뢰인은 기분이 상한 채 물건도 사지 않고 나왔고, 이후로는 자주 가던 그 편의점을 이용하지 않고 다른 곳을 이용하게 됐습니다.
여기서 끝났다면 좋았겠지만, 이 일이 훗날 스토킹 고소로 돌아올 줄은 의뢰인 본인도 예상하지 못했죠.
2. 두 번의 마주침, 스토킹이 되기엔 부족했던 이유
시간이 흐른 뒤, 의뢰인은 오해를 사고 싶지 않아 그 편의점 근처에도 가지 않는 불편을 감수하며 지내왔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다른 장소 근처에서 상대방을 마주치게 됐는데요.
본인이 마치 범죄자가 되고 잘못한 사람이 된 것 같은 억울한 감정이 있던 터라, 의뢰인은 이 기회에 오해를 풀고 싶은 마음에 상대방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그런데 상대방이 다짜고짜 경찰서에 가겠다며 신고했다고 하자, 의뢰인은 오해를 풀기 위한 차원에서 함께 경찰서 방향으로 따라갔는데요.
상대방에게 공포감을 주기 위한 목적은 전혀 없었죠.
스토킹범죄의처벌등에관한법률에 따르면, 스토킹행위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접근하거나 따라다니는 행위 등을 의미하고, 이런 행위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이루어질 때 스토킹범죄로 처벌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지속반복성입니다.
관련 판례에 따르면 반복에 해당하려면 각 행위 상호간에 일시와 장소의 근접, 방법의 유사성, 기회의 동일, 범의의 계속 등 밀접한 관계가 있어야 하고, 그렇게 평가될 수 없는 일회성 내지 비연속적인 단발성 행위가 수차 이루어진 것에 불과한 경우에는 처벌할 수 없습니다.
의뢰인이 상대방과 관련된 행위는 편의점 사건과 이후 마주침, 단 2회뿐이었는데.
시기와 방법을 살펴봐도 지속반복성 요건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려웠죠.
3. 잠정조치가 가져온 현실적인 어려움
이 사건에서 더 큰 문제는 잠정조치가 결정됐다는 점이었습니다.
의뢰인의 집과 상대방의 직장은 100미터 이내로 매우 가까운 거리에 있었고, 의뢰인의 거래처와 상대방의 직장 역시 100미터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는데요.
의뢰인이 목수보조업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잠정조치를 그대로 준수해야 한다면 사실상 집을 떠나야 하거나 생계활동 자체를 이어가기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죠.
단순한 오해로 빚어진 일 때문에 본인의 생활 전반에 크나큰 영향을 받게 되는 상황이었던 겁니다.
그러나 의뢰인은 잠정조치가 인용되더라도 상대방에게 접근하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피해 다니려는 마음까지 먹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 생계를 제한하는 잠정조치는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게 명백했죠.
4. 화이트법률사무소가 사건을 정리한 방식
이 사건에서 저희가 우선적으로 다룬 부분은 스토킹 행위 자체의 성립 여부였습니다.
먼저 편의점 사건에 대해서는, 의뢰인이 실제로 상대방을 촬영한 사실이 없고 상대방을 인식조차 하지 못했다는 점을 촬영 사진 자료로 뒷받침했는데요.
이후 마주침에 대해서도, 의뢰인이 상대방에게 접근한 것은 오해를 해명하려는 정당한 이유가 있었던 행동이고, 경찰서까지 함께 이동한 것 역시 본인의 혐의를 소명하려는 목적이었을 뿐, 상대방에게 공포감을 주려는 의도가 아니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했죠.
또한 의뢰인이 상대방의 이름조차 알지 못하는 관계였다는 점을 짚으며, 오해를 푸는 목적 외에 별다른 목적을 가질 이유가 없었다는 점도 함께 정리했습니다.
지속반복성 요건에 대해서는 관련 판례들을 근거로, 단 2회의 접촉만으로는 각 행위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일회성 내지 비연속적인 단발성 행위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잠정조치의 부당성에 대해서도, 의뢰인의 주거지와 생계 활동 장소가 상대방의 생활 반경과 지나치게 가까워 현실적으로 준수가 어려운 조치라는 점, 의뢰인에게 전과가 없고 재발 우려도 없다는 점을 함께 제출했습니다.
5. 스토킹 잠정조치 해제, 항고심이 본 것
이 사건은 항고심까지 진행됐습니다.
항고심 재판부는 원심의 잠정조치 인용결정에 대해 다시 판단했고, 그 결과 원심결정을 파기하는 결정을 내렸죠.
이 사례가 보여주는 건 단발성 접촉이 반복됐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스토킹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각 행위 사이의 시간적, 장소적 근접성과 방법의 유사성, 기회의 동일성이 함께 인정돼야 지속반복성이 인정될 수 있는데요.
또한 잠정조치는 당사자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그 필요성과 현실적인 이행 가능성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 사건이었습니다.
물론 이 결과가 모든 잠정조치를 쉽게 뒤집을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같은 상황이라도 접촉의 횟수와 경위, 상대방이 느낀 불안감의 정도에 따라 결론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인데요.
그렇기에 억울하게 스토킹 고소를 당하셨다면, 실제 접촉이 몇 차례였고 어떤 경위로 이루어졌는지부터 시간순으로 차분히 정리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FAQ
Q1. 두 번 정도 마주친 것도 스토킹범죄가 되나요?
A. 횟수만으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각 행위 사이에 일시와 장소의 근접성, 방법의 유사성 등 밀접한 관계가 있어야 지속반복성이 인정되죠. 단발성 행위가 몇 차례 있었던 것만으로는 처벌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Q2. 오해를 풀려고 다가간 것도 스토킹 행위로 볼 수 있나요?
A. 접근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가 중요하게 고려됩니다. 억울한 오해를 소명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면, 상대방에게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주려는 의도와는 다르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Q3. 잠정조치를 받으면 무조건 따라야 하나요?
A. 원칙적으로는 준수해야 하지만, 그 내용이 생계나 주거에 지나치게 큰 영향을 준다면 항고를 통해 부당성을 다툴 수 있습니다.
Q4. 항고를 하면 잠정조치가 바로 풀리나요?
A. 자동으로 풀리는 것은 아닙니다. 항고심에서 스토킹행위 해당 여부, 지속반복성 요건, 잠정조치의 필요성과 현실적 이행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다시 판단한 뒤 결정이 내려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