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처벌법 무혐의 105회 연락, 대체 어떻게 불송치가 가능했을까?
"제가 연락한 횟수가 너무 많아서, 이미 끝난 거 아닌가요..?"
숫자만 보면 그렇게 생각하실 만도 합니다.
100회가 넘는 연락 기록이 있으면 누가 봐도 불리해 보이니까요.
그런데 실제 사건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
오늘은 전 연인 사이에서 100회가 넘는 연락이 오갔지만, 스토킹처벌법 무혐의로 종결된 사례를 정리해보려 합니다.
1. 헤어진 뒤에도 연락은 계속됩니다
이 사건의 의뢰인과 상대방은 연인 관계였습니다.
이별을 통보받은 뒤, 의뢰인은 상대방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습니다.
전화 통화, 부재중 전화, 카카오톡 메시지까지 포함하면 짧은 기간 동안 100회를 훌쩍 넘는 연락이 오갔고요.
이 부분만 놓고 보면 스토킹범죄의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소위 스토킹처벌법 위반으로 보이기 딱 좋은 상황이었습니다.
실제로 경찰 수사 단계에서도 이 연락 횟수 자체는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놓치면 안 되는 부분이 하나 있는데요.
연락을 한 쪽이 의뢰인뿐만이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2. 105회라는 숫자, 그 안을 들여다보면
수사기관은 의뢰인이 피해자에게 약 105회에 걸쳐 연락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 숫자만 보면 참 무겁게 느껴지실 텐데요.
하지만 스토킹처벌법 위반이 성립하려면 단순히 연락 횟수가 많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피해자가 거부 의사를 명확히 표현했는지, 그 이후에도 연락이 지속됐는지를 핵심으로 따지거든요.
이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특정 시점에 명시적으로 거부 의사를 표현했다고 진술했지만, 정작 그 시점의 정황을 확인해보니 진술이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습니다.
피해자는 해당 일시에 의뢰인으로부터 부재중 전화만 왔었고, 실제 통화는 그 이전에 이루어졌다고 진술을 정리했는데요.
거부 의사의 시점과 그 이후 연락 사이의 인과관계가 딱 맞아떨어지지 않았던 겁니다.
게다가 같은 기간 피해자 역시 의뢰인에게 약 45회 전화를 건 사실이 확인됐는데요.
한쪽만 일방적으로 연락을 계속한 상황이 아니었다는 뜻이죠.
3. 잠정조치까지 받았는데, 어떻게 불송치가 가능했을까
이 사건에는 또 하나의 쟁점이 있었습니다.
의뢰인에 대해 접근금지 등 잠정조치가 결정된 이후에도, 짧게나마 피해자에게 연락을 한 사실이 있었던 겁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정말 빠져나가기 어려운 상황처럼 보이실 텐데요.
잠정조치를 위반했다는 사실은 보통 더 엄격하게 평가되는 부분이라, 실제로 이 지점에서 사건이 불리하게 흘러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을 확인해보니, 피해자가 먼저 연락을 달라고 요청한 정황이 자료로 확인됐죠.
의뢰인이 제출한 자료에서 피해자가 먼저 연락을 요청한 사실이 드러났고요.
그렇기에 한 번의 기회에 연락한 것을 두고 지속적, 반복적인 스토킹 행위로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이 내려졌습니다.
결국 잠정조치가 내려졌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위반이 확정되는 게 아니라, 그 이후 연락이 어떤 경위로, 누구의 요청에 의해 이루어졌는지가 함께 따져진 것이죠.
4. 화이트법률사무소가 사건을 정리한 방식
이 사건에서 저희가 우선적으로 했던 작업은 105회라는 숫자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연락이 오간 전체 기간을 시간순으로 재구성하고, 그 안에서 누가 먼저 연락했는지, 어떤 내용이 오갔는지를 하나하나 정리했습니다.
특히 피해자가 주장하는 거부 의사 표현 시점과, 실제 통화 및 문자 기록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짚었는데요.
또한 의뢰인이 일방적으로 연락을 지속한 것이 아니라, 피해자 역시 45회에 걸쳐 연락하고 화해를 시도한 정황이 있다는 자료를 함께 제출했습니다.
잠정조치 위반으로 문제 된 부분에 대해서도, 피해자가 먼저 연락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확보해 제출했고요.
즉, 숫자 하나에 매몰되지 않고 그 숫자 안에 담긴 관계의 전체 흐름을 보여주는 데 집중했던 것이죠.
5. 스토킹처벌법 무혐의, 숫자보다 중요했던 것
결과적으로 경찰은 스토킹범죄의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그리고 잠정조치 위반 혐의 모두에 대해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불송치 혐의없음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 사례가 보여주는 건 연락 횟수가 많다고 해서 곧바로 스토킹처벌법 위반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거부 의사의 명확성, 그 이후 연락의 지속 여부, 상대방의 대응 태도까지 함께 살펴봐야 하니까요.
물론 이 결과가 반복된 연락이 항상 문제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같은 상황이라도 거부 의사가 분명했는지, 그 이후 어떻게 행동했는지에 따라 판단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금 비슷한 상황에 놓여 계시다면, 연락 횟수만 걱정하기보다 그 연락이 오간 전체 맥락부터 정리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생각보다 이 부분에서 사건의 결이 완전히 달라지는 경우가 많거든요.
FAQ
Q1. 연락을 많이 했다면 무조건 스토킹처벌법 위반인가요?
A. 연락 횟수만으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상대방의 거부 의사가 언제, 어떻게 표현되었는지, 그 이후에도 연락이 지속됐는지가 함께 검토됩니다.
Q2. 상대방도 저에게 연락을 했다면 결과에 도움이 되나요?
A.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일방적인 접근이 아니라 쌍방이 연락을 주고받은 정황이 있다면, 관계의 성격을 설명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Q3. 잠정조치를 받은 뒤에 연락하면 무조건 위반인가요?
A. 원칙적으로는 중단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다만 상대방이 먼저 연락을 요청한 정황이 있거나 한 번의 기회에 그친 경우라면, 지속적, 반복적인 행위로 평가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죠.
Q4. 피해자가 거부 의사를 표현했다고 주장하면 바로 불리해지나요?
A. 거부 의사 표현 여부는 중요한 판단 요소지만, 그 진술이 구체적인 통화 및 메시지 기록과 일치하는지도 함께 확인됩니다. 그래서 진술과 객관적 자료 사이에 차이가 있다면 이를 구체적으로 소명할 필요가 있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