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방해죄 불입건, 고소를 당했는데도 사건이 종결된 이유는
"그냥 화가 나서 쓴 글인데, 이게 이렇게까지 될 줄 몰랐어요."
맞습니다.
인터넷에 글을 쓸 때는 대부분 순간의 감정이 먼저 앞서죠.
그런데 그 감정이 담긴 문장 하나가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고소로 돌아오는 경우, 생각보다 자주 있습니다.
오늘은 온라인 카페에 격한 글을 썼다가 고소를 당했지만, 결국 업무방해죄 불입건으로 마무리된 사건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1. 화가 난 마음에 올린 글 한 편
이 사건의 의뢰인은 개인적인 감정으로 고소인이 운영하는 스마트 스토어에에 글을 올렸습니다.
문제는 그 표현의 수위였는데요.
글에는 상대방을 향해 좋지 않은 일이 생기길 바란다는 취지의 문장, 거기에 더해 다소 저주에 가까운 표현까지 포함돼 있었고요.
이런 문장을 그대로 옮겨놓고 보면 누가 봐도 격앙된 감정이 느껴지는 글이었습니다.
스토어 운영자는 이 글을 보고 곧바로 문제를 제기했죠.
허위사실을 적시해서 명예를 훼손했고, 이로 인해 업무에도 지장이 생겼다는 취지였는데요.
의뢰인 입장에서는 순간의 감정을 담아 쓴 글이었지만, 상대방 입장에서는 영업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진 겁니다.
2. 업무방해로도, 명예훼손으로도 문제 될 수 있었던 이유
이 사건은 처음부터 두 갈래로 문제가 됐습니다.
하나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다른 하나는 업무방해였는데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서는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공연히 사실이나 거짓 사실을 드러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정보를 유통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의뢰인의 글이 온라인 카페라는 공간에 작성됐다는 점, 즉 공연성이 인정된다는 부분은 사실 다투기 어려웠는데요.
다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명예훼손이 성립하려면 그 표현이 의견인지 사실인지, 그리고 지칭한 대상이 실제로 고소인으로 특정되는지가 함께 확인돼야 하거든요.
업무방해 혐의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단순히 기분 나쁜 글이 올라왔다는 사정만으로 업무방해가 곧바로 인정되는 게 아니라, 그 글이 실제로 업무에 지장을 줬는지가 핵심 쟁점이죠.
3. 특정성이라는 벽, 여기서 갈렸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진 부분은 특정성이었습니다.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반드시 사람의 성명을 명시해서 허위사실을 적시해야만 하는 건 아닙니다.
성명을 명시하지 않았더라도 표현의 내용을 주위 사정과 종합해서 판단했을 때, 그것이 어느 특정인을 지목하는지 알아차릴 수 있다면 명예훼손이 성립할 수 있다는 게 관련 판례의 태도인데요.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의뢰인이 게시한 글이 고소인을 특정해서 지칭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 내려졌습니다.
글의 내용과 맥락을 살펴봐도 특정 인물을 명확히 가리킨다고 보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었던 거죠.
또한 문제 된 표현이 허위의 사실 적시인지 여부도 함께 검토됐습니다.
의견과 사실은 구분되는 개념인데, 이 글이 객관적 사실을 적시한 것인지 아니면 감정적인 의견 표명에 가까운 것인지가 애매한 지점이었죠.
여기에 더해 모욕적 표현에 해당하는지도 살펴봤는데요.
단순히 평가를 절하하는 정도의 글이거나, 자신의 의견을 강조하거나 압축해서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고 표현도 지나치게 모욕적이거나 악의적이지 않다면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검토됐습니다.
4. 화이트법률사무소가 사건을 정리한 방식
이 사건에서 저희가 집중한 부분은 문제 된 문장을 무조건 부인하는 방향이 아니었습니다.
먼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이 성립하기 위한 구성요건을 하나씩 짚어가며, 공연성은 인정되더라도 특정성과 허위사실 적시 여부는 별도로 다퉈야 한다는 점을 정리했는데요.
특히 글에서 지칭한 대상이 고소인으로 명확히 특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관련 판례 법리와 함께 구체적으로 설명했죠.
또한 문제 된 표현이 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것이라기보다 의뢰인의 주관적인 감정과 의견을 압축해서 표현한 것에 가깝다는 점도 짚었고요.
업무방해 부분에 대해서는, 글이 게시된 사실만으로 실제 업무에 구체적인 지장이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함께 정리해 제출했습니다.
감정이 격했던 문장 하나하나를 옹호하기보다, 그 표현이 법률상 어떤 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차분히 나누어 설명하는 데 집중했죠.
5. 업무방해죄 불입건, 그 결정이 의미하는 것
그 결과 이 사건은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불입건 결정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이 결과가 격한 표현을 써도 항상 괜찮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같은 문장이라도 특정성이 인정되는 방식으로 작성됐다면, 혹은 표현의 수위나 맥락이 달랐다면 결론은 달라질 수 있는데요.
이 사건의 핵심은 표현이 격했다는 사실 자체보다, 그 표현이 실제로 특정인을 지목했는지, 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것인지, 실제 업무에 구체적인 지장을 줬는지를 하나하나 따져봐야 한다는 데 있습니다.
온라인에 남긴 글 하나로 고소를 당하셨다면, 문장을 그대로 인정하거나 무조건 부인하기보다 그 표현이 법적으로 어떤 요건에 해당하는지부터 짚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생각보다 이 지점에서 사건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지는 경우가 많거든요.
FAQ
Q1. 저주하는 듯한 표현을 썼다면 무조건 명예훼손이 되나요?
A. 표현의 수위만으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 표현이 특정인을 지목하는지, 사실을 적시한 것인지 의견에 가까운 것인지를 함께 검토해야 하죠.
Q2.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는데도 명예훼손이 될 수 있나요?
A. 가능성은 있습니다. 성명을 명시하지 않았더라도 주위 사정을 종합했을 때 특정인을 알아차릴 수 있다면 명예훼손이 문제 될 수 있는데요. 다만 그 특정성은 구체적인 정황을 통해 판단됩니다.
Q3. 화가 나서 쓴 글도 업무방해가 되나요?
A. 글이 게시됐다는 사실만으로 업무방해가 곧바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업무에 구체적인 지장이 발생했는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Q4. 표현이 조금 심했다면 모욕죄는 성립하나요?
A. 표현의 수위만으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단순히 평가를 절하하는 정도이거나 자신의 의견을 압축해서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지나치게 모욕적이거나 악의적이지 않다면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