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소속사 가수 명예훼손 불송치, 3번이나 고소당했지만 결과는 달랐습니다
"댓글 하나 달았을 뿐인데, 이게 명예훼손 고소로 돌아올 줄은 몰랐어요."
특히 연예인이나 대형 소속사와 관련된 논란에 의견을 남겼다가 이런 상황에 놓이는 경우, 생각보다 자주 있습니다.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된 이슈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짧게 적었을 뿐인데,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하는 것이죠.
오늘은 인기 아이돌 그룹의 뮤직비디오 관련 논란에 댓글을 남겼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세 차례나 고소를 당했지만, 결국 불송치로 마무리된 사건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1. 논란이 된 뮤직비디오, 그리고 댓글 하나
이 사건은 한 인기 아이돌 그룹의 뮤직비디오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논란에 휩싸이면서 시작됐습니다.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 해당 뮤직비디오의 특정 장면들이 역사적으로 민감한 이미지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나왔고, 이런 논란은 언론 보도로까지 이어졌는데요.
의뢰인은 인스타즈라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이 그룹에 대해 '친일', '우익'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댓글을 남겼습니다.
이 댓글이 문제가 되면서, 허위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다는 취지로 고소를 당하게 됐는데요.
의뢰인 입장에서는 이미 언론에서 다뤄진 논란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짧게 표현한 것에 가까웠지만, 상대방은 이를 근거 없는 허위사실 유포로 받아들인 겁니다.
문제는 이 고소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2. 명예훼손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이 성립하려면 비방할 목적으로 공연히 사실이나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의뢰인이 온라인 게시판에 공연히 글을 작성했다는 점, 즉 공연성 자체는 다투기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핵심은 그 표현이 의견과 구분되는 사실 적시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그 내용이 허위 사실인지였죠.
명예훼손죄에서 말하는 사실의 적시는 가치판단이나 평가를 내용으로 하는 의견 표현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시간과 공간적으로 구체적인 과거 또는 현재의 사실관계에 관한 진술을 의미하고, 그 표현 내용이 증거로 입증 가능한 것이어야 하는데요.
판단할 진술이 사실인지 의견인지를 구별할 때는 언어의 통상적 의미와 용법, 입증가능성, 문제된 말이 사용된 문맥, 그 표현이 이루어진 사회적 상황 등 전체적인 정황을 고려해야 합니다.
3. 의견과 사실, 그 경계에서
의뢰인은 해당 그룹의 곡이 친일, 우익을 표현했다는 취지의 비평을 접하고, 이에 동조하는 의견으로 댓글을 남겼습니다.
여기서 짚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의뢰인이 사용한 '친일'이라는 표현은 해당 그룹이 과거 일제 강점기 시대에 친일 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한국보다 일본에게 친근함'이라는 취지의 표현이었습니다.
'우익'이라는 단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구체적인 역사적 사실행위를 했다는 주장이 아니라, 공연 연출이 우익적인 성향으로 판단될 수 있다는 비평에 가까웠죠.
즉 하나의 예술작품에 대한 비평이자 의견일 뿐, 이를 표현 전체의 취지로 보아 사실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 것과 같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표현이 명예훼손에 이르지 않더라도 축소사실인 모욕에 해당하는지도 함께 검토됐는데요.
단순히 평가를 절하하는 정도의 글이거나, 인터넷 공간에서 작성된 단문의 글에 모욕적 표현이 포함되어 있더라도 그 내용이 자신의 의견을 강조하거나 압축해서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고, 표현도 지나치게 모욕적이거나 악의적이지 않다면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는 판단 기준이 함께 적용됐습니다.
4. 화이트법률사무소가 사건을 정리한 방식
이 사건에서 저희가 중점을 둔 부분은 의뢰인의 표현을 무조건 옹호하는 방향이 아니었습니다.
먼저 의뢰인이 이 댓글을 작성하게 된 경위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정리했습니다.
해당 그룹의 뮤직비디오가 언론에서 친일, 우익 논란과 관련해 어떻게 보도됐는지를 보여주는 뉴스 기사를 근거자료로 제출했고요.
이를 바탕으로 의뢰인의 표현이 근거 없이 지어낸 허위사실이 아니라, 이미 공론화된 비평에 동조한 의견 표명이라는 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했죠.
또한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적시한 사실이 허위여야 하고 그 허위성을 인식했어야 하는데, 이 사건에서는 상대방 측이 의뢰인이 작성한 내용이 허위 사실이라는 점을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짚었습니다.
표현의 수위가 다소 무례하거나 저속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실제로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 표현에는 이르지 않았다는 점을 관련 판례와 함께 정리했는데요.
특히 유사한 표현을 둘러싸고 이미 법원에서 무죄로 판단된 사례들을 함께 검토해, 정치적 이념을 전제로 한 표현 자체가 곧바로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킨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법리를 함께 제시했습니다.
5. 명예훼손 불송치, 세 번째 고소에서도 지켜진 결론
결과적으로 이 사건은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과 함께 불송치로 마무리됐습니다.
이 사례가 보여주는 건 온라인상에서 이미 논란이 된 사안에 대해 의견을 남겼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명예훼손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 표현이 사실을 적시한 것인지 의견 표명에 가까운지, 근거로 삼은 논란이 실제로 존재했는지, 표현의 수위가 어느 정도였는지가 함께 검토돼야 하죠.
물론 이 결과가 모든 비판적 댓글이 항상 문제없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같은 표현이라도 구체적인 사실을 단정적으로 적시했는지, 근거 없이 지어낸 내용인지에 따라 결론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온라인에 남긴 댓글로 명예훼손 고소를 당하셨다면, 그 표현이 실제로 사실을 적시한 것인지 아니면 의견에 가까운 것인지부터 차분히 짚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FAQ
Q1. 논란이 된 사안에 동조하는 댓글을 달아도 명예훼손이 되나요?
A. 표현이 사실을 적시한 것인지 의견을 표명한 것인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이미 공론화된 비평에 동조하는 의견이라면 사실 적시로 보기 어려울 수 있죠.
Q2. 친일, 우익 같은 정치적 표현을 쓰면 무조건 모욕이 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이런 표현 자체가 정치성향이나 이념 대립을 전제로 하는 것이어서, 그 단어 자체만으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경멸적 표현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Q3. 같은 사안으로 여러 번 고소를 당하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나요?
A.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표현의 내용과 맥락이 동일하다면 앞선 사건에서 정리된 법리와 판단 근거가 이후 사건에서도 유사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Q4. 표현이 다소 무례했다면 모욕죄가 성립하나요?
A. 표현 수위만으로 단정할 수 없는데요. 단순히 평가를 절하하는 정도이거나 의견을 압축해서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지나치게 모욕적이거나 악의적이지 않다면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습니다.